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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중의 꽃 (호세 리살, 김달진 옮김)도서 리뷰 2024. 8. 18. 17:52
FEALAC RUN 독서마라톤 마지막 나라는 "필리핀"이다.
필리핀은 예전에 출장 겸 어학연수로 한 달간 머물렀던 나라다.
필리핀 작가의 시집을 마지막 나라로 택한 이유는,
스페인 치하 필리핀 독립 운동가였던 작가의 시선과 일제 치하 우리나라 시인들의 표현 방식이 문득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호세 리살은 필리핀 독립 운동가이자 소설가, 시인, 의사였다. 1861년 필리핀 칼람바 태생으로, 사탕수수 농장을 크게 하는 부모에게 태어나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마닐라와 유럽의 대학에서 의학과 철학, 문학을 공부했다. 예수회가 설립한 마닐라 아테네오 학원에서 프란시스코 산체스 신부를 만나면서 본격적인 시 창작을 시작했다. 1896년 12월 스페인 통치자들에 의해 반역죄로 처형된 이후 전광석화로 필리핀 민족주의 운동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 작가소개
<호세 리살>
- 출생: 1861년 6월 19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
- 사망: 1896년 12월 30일(35세), 필리핀 마닐라 바굼바얀
- 작품
소설: 「나를 만지지 마라(Noli Me Tangere)」, 「훼방꾼(El Filibusterismo)」
시: 「필리핀의 젊은이들에게」, 「마지막 인사」
▶ 꿈 많은 작가
꽃 중의 꽃
꽃 중의 꽃이여, ㅡ 미풍에 살랑이는
그대 고운 꽃봉오리는 ㅡ 감미로운 자장가를 부르며
사랑의 숨결로 ㅡ 천상의 바람을 전하네.
보는 모든 이에게 ㅡ 즐거움을 주는 그대여;
한숨일랑 모른 채 ㅡ 미소를 짓는 그대여,
그대는 하늘의 향기, ㅡ 그 모든 솔직함;
그대는 외로운 이에게 ㅡ 위안을, 즐거움을 주기 위해
이 지상에 왔던가. ㅡ 그대를 알게 된 건
커다란 기쁨. ㅡ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오,
동이 트는 시벽에 ㅡ 순수한 영혼의 소유주는
당신의 열정과 ㅡ 황홀함의 금줄에
포로가 되나니. ㅡ 사람들은 또
이렇게 말하지, ㅡ 당신은 사월의
봄처럼 ㅡ 대기를 꽃과
즐거움으로 ㅡ 가득 채우나니.
당신은 슬픔 속의 영혼은 ㅡ 환하게 해주고,
그대의 땅 기후에는 ㅡ 장미가
가시 없이 ㅡ 꽃을 피우나니.
그렇다면 동화 속처럼 ㅡ 당신은
하느님이 주신 ㅡ 마법 같은 매력으로
한 번의 눈길만으로 ㅡ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하지;
아, 그대여 ㅡ 그러면 나에게
당신 존재의 기쁨을 ㅡ 한 시간만 베푸소서.
나의 가슴이 한때 누렸던 행복을 ㅡ 오래 기억하도록. p.14
스페인 제국주의의 식민통치는 일본 제국주의의 그것보다 상당히 유<柔)하고 세련되었다는 인상을 주지만 두 나라 공히 식민지의 언론, 출판, 집회의 자유를 허용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호세 리살은 민족혼을 지피기 위한 소설을 쓰기 위해 유럽으로 건너갔다. 조선의 시인들은 일제의 악랄한 언론, 출판의 통제 하에서 민족혼을 잃지 않고 삶을 지켜내기 위해서 강한 상징의 시발점을 만들어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불의에 저항하는 방식으로 두 나라의 시인은 각기 다른 방식을 취했다. 남국의 시인은 시('뮤즈')를 포기하고 고발 소설을 씀으로써 민족의 각성과 분발을 촉구했고, 반도의 시인들은 "바다는 바드하"라는 거대한 음모를 꾸며, 여기서 출발하여 기쁨과 사랑, 우정, 좌절, 절망, 용서, 화해를 40여 년간 노래했다. 그러면 두 나라 시인들의 공통점은 없는가. 그렇지 않다. 이들은 모두 국가는 영웅의 '향기'로 완성된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시인은 나라를 떠나서 살 수 없는 '나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나라를 위해 자신이 가장 숭상하는 것을 기꺼이 포기했다."
p.235. 본문 해설 <식민지 시대를 산 필리핀과 조선의 시인들>에서..
드디어 대망의 FEALAC RUN 독서마라톤이 끝났다.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된 "FEALAC RUN"!!
덕분에 동아시아 및 라틴 아메리카 작가들의 작품을 찾아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 중 세 권은 독서동아리 활동에서 나눔 하면서 본 프로그램의 취지와 내용에 대해서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동아시아 16개국, 라틴 아메리카 20개국 모든 나라의 작품을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일본, 브라질, 중국, 한국, 칠레, 멕시코,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페루, 필리핀"까지!! 총 10여 개국의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FEALAC RUN이 아니었다면 결코 접해보지 못했을 작품들이다. 어쩌면 평생 관심이 생기지 않았을 나라들도 있을 터! 본 프로그램을 통해 약 두 달간 폭넓은 독서를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2024.06.09-FEALAC RUN 독서 마라톤 참가 신청 (5. 13 ~ 6. 12)
2024.06.21-편의점 인간 (무라타 사야카, 김석희 옮김)
2024.06.21-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최정수 옮김)
2024.06.25-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후이, 최인애 옮김)
2024.07.11-자신의 이름을 지킨 개 이야기 (루이스 세풀베다, 엄지영 옮김)
2024.07.17-그렇게 보낼 인생이 아니다 (아난드 딜바르, 정혜미 옮김)
2024.07.22-한국에 삽니다 (안드레스 솔라노, 이수정 옮김)
2024.07.27-새 한 마리 내 안에 살았지 (후안 헬만, 성초림 옮김)
2024.08.10-새엄마 찬양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송병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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