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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 (무라타 사야카, 김석희 옮김)도서 리뷰 2024. 6. 21. 11:58
FEALAC RUN 독서마라톤을 위해 처음으로 선택한 나라는 "일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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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문학 파트에서 책을 고르면서 "편의점 인간"이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편의점 인간이란 뭘까?, 요즘 편의점이 워낙 많으니 그걸 이용하는 현대인들에 대한 이야기일까? 뭔가 틀에 맞춰서 사는 이야기일까?' 단순히 이런 호기심으로 선택한 책이었다. 독서를 하다 보면 보통 어느 한 가지 파트나, 몇 개의 나라, 제한된 분야로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되니 확실히 다양성에서 풍부해지는 느낌이다.^^
무라타 사야카 (むらたさやか, Murata Sayaka 소설가)
▶ 출생
1979년 8월 14일. 일본. 지바현 인자이시
▶ 학력
타마가와대학교 예술문화학 학사
▶ 데뷔
2003년 소설 '수유'
▶ 수상
- 2016년 제155회 아쿠타가와 상 (편의점 인간)
- 2009년 제31회 노마 문예 신인상 (은색의 노래)
- 2003년 제46회 군상신인문학상 소설부문 우수작 (수유)
▶ 출판사 서평
- “18년 차 편의점 알바생 작가의 자전적 소설”
- '한국어판 저자 서문’ ‘편의점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수록 특별판!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편의점 인간』이 한국에서 출간되었다. 저자 무라타 사야카는 실제 18년째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는 여성 작가로, 시상식 당일에도 “오늘 아침에도 편의점에서 일하다 왔다”며 “내게는 성역 같은 곳인 편의점이 소설의 재료가 될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았다”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출간 직후 일본 아마존 문학 부문 1위에 올라 현재까지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 출판사 리뷰
우리는 모두 서로 전염시키며 ‘보통 인간’인 척 살아가고 있다. 『편의점 인간』은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엇으로 구분하고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어떤 나이가 되면 이루어야 하는 것들, 이를테면 취업과 결혼, 그 이후에는 출산과 육아, 내 집 마련 등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보통 인간’이 되기 위한 수많은 규격을 마주한다. 그 규격에 맞추기 위해 세상이 요구하는 매뉴얼대로 서로를 흉내 내고 때론 거짓말도 하며 ‘보통 인간’인 척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에는 남들의 수군거림과 손가락질 그리고 비난과 따돌림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편의점 알바로 ‘태어나면서’ 비로소 세계의 부품이 될 수 있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 후루쿠라 게이코 역시 이런 세상의 요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다양한 일을 겪으며 본인이 다소 이상한 아이란 걸 깨달은 게이코. 대학 1학년 때 편의점 알바를 시작하며 처음으로 정상적인 ‘세계의 부품’이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그 이후로 18년째 같은 편의점에서 알바 중인 그녀는 ‘편의점의 소리’가 자기 안에 새겨진 듯 여기고 꿈속에서도 편의점 계산기를 두드린다. 게이코는 편의점 안 자신을 가게의 일부처럼 여기며, 그곳의 완벽한 매뉴얼에 따를 때 평안함과 자신의 정체성을 느낀다. 하지만 편의점을 핑계 삼아 ‘보통 인간’인 척 살아가던 그녀도 서른여섯 살이 되자 더 이상 ‘편의점 알바생’으로는 정상적인 인간인 척 살아가기가 어려워진다. 연애도 결혼도 하지 않고 변변한 직업 한번 가져본 적 없는 그녀를 ‘비정상’이라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지병이나 집안 사정 핑계가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런 그녀 앞에 ‘시라하’라는 남자가 나타나면서 가지런히 진열된 편의점 매대와 같던 그녀의 일상이 어질러지기 시작한다.
“나를 아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나를 숨겨줘요.” - 시라하
“모두가 이상하게 여기는 부분을 내 인생에서 소거하고 싶어요.” - 게이코
시라하는 서른다섯 살 먹은 대학 중퇴자에, 입만 열면 세상 탓이나 하는 꼴불견이다. 그나마 ‘결혼 활동’을 위해 시작했다던 편의점 알바도 몇 주 만에 잘릴 만큼 무능력하기까지 하다. 잘린 편의점 근처에서 다른 여자를 스토킹하다가 마주친 게이코에게 제 주제도 모르고 ‘그 나이에 편의점 알바나 하는 밑바닥 인생’이라며 폭언을 퍼붓는 시라하. 하지만 묘하게 닮은 듯한 둘은 보통 인간이 아니면 무례하게 간섭하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동거를 시작한다.
시라하는 단지 사회의 규격에 맞추지 않았다고 해서 인생을 간단히 강간해버리는 사람들로부터 숨기 위해서, 게이코는 편의점 알바로 계속해서 보통 인간인 척하며 살기 위해 동거를 시작했지만 동거 이후의 삶은 녹록지 않다. 끊임없이 보통 인간이 되기 위해 애쓰는 그들 앞에 사람들은 계속해서 평균적인 인간의 규격에 맞추라고 강요한다. 무라타 사야카는 이 기묘한 동거와 사람들의 강요를 우스꽝스럽게 그려내면서 우리에게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이 같은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집 외에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는 편의점이란 공간을 배경으로 마치 CCTV로 지켜보는 듯한 극사실주의로 묘사된 우리네 삶을 보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웃픈’ 실소가 흘러나온다. 『편의점 인간』은 연애?출산?결혼 세 가지를 포기한 삼포세대조차 이미 사어가 되어버린 오늘,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 쓸모 있는 것과 없는 것, 배제된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한다.
▶ 꿈 많은 작가!!
"다르다"는 것은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틀리다"는 것은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다름"이 "틀림"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름을 틀림으로 단정지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단순히 나와 같지 않다고 해서, 사회적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해서 잘못된 것으로 치부해 버린다. 나만이 옳음의 표본이 될 수는 없고, 사회적인 기준이라는 것이 늘 합당한 것이 아닌 데도 말이다. 그 당시 사회적인 합의에 의해 도출된 결론이라고 하더라도 시대적 배경이나 상황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무라타 사야카의 자전적 소설인 "편의점 인간"은 "보통 인간"이 되기 위한 규격에 맞추기 위해 "보통 인간"인 척 살아가는 우리의 오늘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보통 인간이란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들어맞는지 아닌지에 따라 나뉜다. 적당한 나이가 되면 취직을 하고 결혼도 해야 한다. 아이를 낳고 남들처럼 보통의 삶을 살아가야 사회적인 인간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소설 속 주인공인 "후루쿠라 게이코"는 조금 다르다. 모태솔로에 대학 졸업 후 취직 한 번 못 해보고 18년째 같은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 36살이 되도록 알바를 하고 있는 보통의 삶이 아닌, 비정상의 삶을 살고 있다. 사회가 정한 기준 아래에서 말이다. 이렇게 정상적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저자가 2016년,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순수문학상인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그 때의 수상은 문단뿐 아니라 언론을 비롯한 일본 전역까지 술렁이게 했다고 한다. 저자의 독특한 이력, 편의점이라는 현대를 대표하는 공간을 배경으로 날카로운 현실 묘사와 유머 넘치는 풍자, 이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진 뛰어난 작품성이 모두의 이목을 사로잡은 것이다.
어머니는 "이 새는 작고 귀엽지? 저쪽에 무덤을 만들고, 모두 함께 꽃을 바치자꾸나"하고 열심히 말했고, 결국 그 말대로 되었지만,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모두 입을 모아 작은 새가 불쌍하다고 말하면서, 흐느껴 울며 그 주위에 핀 꽃줄기를 억지로 잡아 뜯어 죽이고 있었다. "아름다운 꽃이네. 분명 작은 새로 기뻐할 거야"라고 말하는 광경을 보고 있자니 다들 머리가 이상한 것 같았다.
작은 새는 "출입금지"라고 적힌 나무 울타리 안쪽에다 판 구덩이에 묻혔다. 누군가가 쓰레기통에서 주워 온 아이스크림 막대기가 흙 위헤 꽂히고, 꽃 시체가 듬뿍 바쳐졌다. "자, 게이코, 어떠니? 슬프고 불쌍하지." 어머니는 몇 번이나 나에게 들리도록 속삭였지만, 나는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p.13
공원에서 놀고 있을 때 작은 새 한 마리가 죽었다. 모두 그것을 보고 안타까워하고 있을 때 게이코는 "이거 막자"고 했다. 처음 이 부분을 읽었을 때는 조금 놀라면서도 한편 너무 웃겼다. 보통 죽은 새를 보았을 때의 반응과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 꼬치구이를 좋아하는 아빠, 닭튀김을 좋아하는 게이코와 여동생, 이 부분을 읽고 나니 바로 이해가 되었다.
또한, "주위에 핀 꽃줄기를 억지로 잡아 뜯어 죽인다."거나 "꽃 시체"라는 표현에서 다시 바로 수긍이 되었다. 정말 그랬다. 새가 죽은 것을 안타까워할 수는 있지만, 살아 있는 꽃은?? 그렇네?? 죽은 새를 위해 생명이 있는 꽃을 마구잡이로 꺾은 거니 꽃 입장에서 생각하면 정말 그럴 수도 있구나, 생각했다. 대부분, 엄마까지도 게이코를 이상하다고 여겼지만 게이코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비정상인 것이었다. 맞네!
아침에는 이렇게 편의점 빵을 먹고, 점심은 휴식 시간에 편의점 주먹밥과 패스트푸드로 때우고, 밤에도 피곤하면 그냥 가게 음식을 사서 집으로 돌아올 때가 많다. 2리터들이 페트병에 든 물은 일하는 동안 절반쯤 마시고, 그대로 에코백에 넣어 집으로 가져와서 밤까지 마시며 보낸다. 내 몸 대부분이 이 편의점 식료품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나 자신이 잡화 선반이나 커피머신과 마찬가지로 이 가게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p.33
사람은 모두 개개인의 인격체이고 자신만의 독특한 특성이 있다. 그런데 몇 년째, 몇 십년째 같은 생활을 반복하다 보면 사회의 부속품처럼 여겨지는 순간이 있다. 그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 반면, 무료해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선택이든 개인의 판단에 따르겠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가면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노력 또한 필요할 듯싶다.
"모두가 보조를 맞춰야만 하는 거죠. 30대 중반인데 왜 아직도 아르바이트를 하는가. 왜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는가. 성행위 경험이 있는지 없는지까지 태연히 물어봅니다. '창녀와 관계한 건 포함시키지 말고요'하는 말까지 웃으면서 태연히 하죠, 그놈들은. 나는 누구한테도 폐를 끼치고 있지 않은데, 단지 소수파라는 이유만으로 다들 내 인생을 강간해버려요."
간혹 이런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이건 이래라, 저건 저래라. 뭘 그렇게 열심히 다니냐, 대충 해라. 그럼 한 마디 하고 싶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소위 훈수를 두는 사람들 중에 그럼 본인 인생은 잘 살아가고 있는지, 완벽한지 묻고 싶은 순간이 있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그냥 각자 알아서 잘 살면 될 일이다.^^ 소수파라고 해서, 남이 하지 않는 것을내가 한다고 해서, 반대로 남이 하는 것을 따라하지 않는다고 해서 남의 인생에 간섭할 권리는 없다.
두 번째 나라는 브라질! 궈궈^^'도서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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